Seedling
AI에게 "잘 해줘"는 통하지 않는다 — 모호함을 측정 기준으로 번역하기
AI에게 "전체적으로 개선해줘"를 던지면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온다. 코드 0줄 쓰기 전에 모호한 품질 단어를 셀 수 있는 기준으로 번역하는 것 — 이게 내가 AI 위임에서 재작업을 줄이는 방식이다.
- #workflow
- #communication
- #delegation
- #quality
같은 단어, 다른 실행
AI 에이전트에게 "이 글 전체적으로 개선해줘"를 던졌다. 한 번은 오타만 고쳐 왔고, 다음엔 본문을 통째로 재구성해 왔다. 같은 프롬프트, 전혀 다른 결과. 문제는 모델이 아니라 내 지시였다.
"전체적으로 개선"은 받는 쪽마다 다르게 푼다. 오타를 고칠 수도, cross-link를 추가할 수도, 본문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한 건 재구성이었는데 결과물을 보고 나서야 어긋남을 안다 — 그러면 한 사이클을 통째로 버린다. "다양하게", "깔끔하게", "사용자 친화적으로"도 같은 함정이다. 품질 단어는 주관적이라 실행 전에 해석이 갈린다. 사람은 중간에 눈치껏 되묻기라도 하지만, AI는 그냥 자기 해석대로 끝까지 달린다.
코드 0줄 전에 번역한다
그래서 나는 AI에 작업을 넘기기 전에 모호한 품질 단어를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 먼저 번역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프롬프트에 박아 넣거나 요청자에게 먼저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개선" 받음
↓ 번역
- cross-link 3개 이상 (현재 평균 1.2개)
- 본문에 구체 예시 1개 이상
- 함정 섹션 4항목 이상
- 추상 주장마다 숫자/코드 근거
↓ 요청자 확인
"이 기준으로 진행할게요" → 어긋나면 여기서 수정
번역된 기준은 사람에게는 합의서지만, AI에게는 그대로 검증 가능한 완료 조건이 된다. "cross-link 3개 이상"이라고 박아두면 모델이 스스로 세어 보고 미달이면 다시 채운다. "아니 그게 아니라"가 결과물이 아니라 기준 단계에서 나오니, 버리는 사이클이 줄어든다.
번역 예시
| 모호한 단어 | 측정 가능한 기준 |
|---|---|
| "개선해줘" | cross-link 수 + 본문 줄 수 + 예시 유무 |
| "다양하게" | N개 차원에서 서로 다름 (형식·관점·소스) |
| "깔끔하게" | lint 0 + 중복 0 + 미사용 import 0 |
| "사용자 친화적" | 클릭 수 / 입력 필드 수 / 첫 로드 시간 |
| "안전하게" | 입력 검증 + 에러 경로 + 롤백 가능 |
| "읽기 좋게" | 문단 길이 + 헤딩 간격 + 한 줄 핵심 유무 |
핵심은 셀 수 있거나 있다/없다로 판정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것.
왜 효과가 있나
세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다.
- 해석 정렬: 요청자·실행자가 같은 그림을 공유. 재작업 ↓
- 자가 검증 가능: 기준이 측정 가능하면 실행자가 스스로 "됐는지" 확인. 사람 검증 대기 ↓
- 완료 정의 명확: "언제 끝인가"가 명시됨. 과/소 작업 방지
이건 결정론적 루프의 입구 단계다. 결정론적 루프가 "기계가 검증 가능한 완료 조건"을 실행하는 거라면, 이 번역은 그 완료 조건을 모호한 요청에서 뽑아내는 선행 작업이다.
AI에서 시작해 어디든 적용
이 습관은 AI를 매일 쓰면서 몸에 뱄지만, 받는 쪽이 사람이어도 똑같이 통한다.
- AI 위임: "잘 써줘"보다 "각 항목에 예시 1개 + 함정 3개"가 결과를 좌우한다. 모델은 박아둔 기준만큼만 정확해진다.
- 주니어 위임: "깔끔하게 리팩토링"보다 "함수 20줄 이하 + 중복 0"
- 외주·디자인 브리프: "모던하게"보다 레퍼런스 + 구체 제약
- 본인에게: 스스로의 모호한 목표도 번역해야 완료를 안다
함정
- 번역을 건너뛰고 추측 실행: "대충 알겠지"가 재작업의 원인. 5분 번역이 30분 재작업을 막는다.
- 과도하게 세분화: 기준이 20개면 그 자체가 부담. 핵심 3-5개.
- 측정 가능에 집착해 본질 놓침: 셀 수 있는 것만 기준으로 하면 "셀 수 없는 중요한 것"(톤·우아함)을 놓친다. 정성 기준도 "예시로 합의" 형태로 포함.
- 요청자 확인 생략: 번역만 하고 바로 실행하면 번역이 틀렸을 때 재작업. 기준을 먼저 보여준다.
- 기준이 결과를 왜곡: "cross-link 3개"가 목표가 되면 억지 링크. 기준은 방향이지 게임할 대상이 아님.
핵심
AI의 출력 품질은 모델이 아니라 내가 건넨 기준에서 갈린다. "잘 해줘"를 셀 수 있는 완료 조건으로 번역해 넘기면, 재작업은 결과물이 아니라 프롬프트 단계에서 끝난다.
관련
/notes/deterministic-loop — 번역된 기준을 기계 검증 루프로 /notes/quality-gate-loop — 기준을 rubric으로 만들어 평가 /notes/plan-mode-one-shot — 작업 전 정렬이 재작업을 줄인다